폭렬닌자 고에몬 : ... 뭐냐?


영상미하난 기가 막히다. CG도 괜찮았고.
블록버스터 치고는 교훈을 남기려는 노력까지...

근데 왜 재미가 없냐 ㅡㅅ ㅡ;;;
보고 즐기는 오락영화가 맞을텐데...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갈구' 가 이 영화의 본질이었다면 ㅈㅅ
영상미 좋고, 훗까시 좋고, 오부가나의 카리스마, 히데요시의 열연, 최홍만의 뜬금없는 출연 참... 볼만한 구석도 많은데, 뭔가 조화롭지 못하다. 마치 실패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트를 본 듯한 허무함.

그런 무위를 가지고 있으면 사이조를 가볍게 구했겠구만, 친구가 죽어야 힘이솓는거야? 마나탐이었나?
영화를 보면서 설정된 것에 대해 트집잡으면 안돼는데... 뇌를 가라앉히고 마음으로 영화를 봐야 하는 것이 내 지론이지만, 난 마음으로 영화를 보지 못하게끔 만든 미천한 제작진에게 책임을 전가하겠다.

게다가... (뭐 이것도 설정이겠지만) 역사를 마음데로 편집한 것에 대해 대인배라고 평가해야할까도 의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는 건 좋다. 뭐 그렇다고 치자. 근데 임진왜란이 정유재란까지 합치면 7년인데...
사이조 죽은다음 7년뒤에 복수한 거야? 그런거야?
전국시대에 기관총이 등장하지 않나. 그런 게 그때 있었으면, 이순신 장군이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가루가 되셨을거 아니니?

최홍만은... 왜 나왔니?


내가 잡념이 많아서인지, 계속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면서.. 영화를 다 봤다.
장이모의 영웅과 주성치의 쿵푸허슬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주인공이 주성치를 조금 닮은 듯도하고..
그 날아다니는 액션은 쿵푸허슬에서 빌려온건가? 그럼 차라리 코미디로 밀고 나가지 쯥...
평화? ㅋㅋㅋ 이 영화와는 너무 안어울리잖아. 이 영화보고 평화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 있을까?


뭐 그렇고... 옛날에 와호장룡의 흥행에 고무된 장이모가. 영웅을 만들었었더랬다. 북미시장에서 망했지.
와호장룡이 흥행한 건 뭐.. 어려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여백의 미가 아닐까? 꽉 차지 않은 여유의 시간. 텅빈듯하지만 꽉찬..  영웅은 동양적 색채를 가득 담았지만, 가득 담는거 자체게 동양적이지 못한걸... 꽉 찬 영화를 보려면 그냥 헐리우드영화보지 뭐땀시 옐로우 몽키의 영화를 보겠어. 글쎼.. 이것도 너무 헐리우드 따라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스럽지 못한...

이상한 영화를 보고나서 술까지 먹었더니... 이상한 소리를 늘어논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총평해 보자면면....

장점 : 아름다운영상, 변함없는 료코의 미모.
단점 : 감동, 재미, 교훈 뭐하나 건질 수 없는 허탈함.
        (액션영화를 보려면 차라리 분닥세인트를 보겠다.)


PS. 갑자기 떠오르는 옛 기억.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인에 대해서 뭐.. 영화는 구라니까..
      히데요시의 야망으로 묘사한다. 일본사를 공부할 때 배운건데...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인은 영주들에게 
      나눠줄 땅이 부족했다고 하네. 원래 봉건제도란게 기브앤테이크라서, 신하가 노력한 만큼 보상(땅)을
      줘야된다. 근데... 오랜 전쟁으로 공신이 많아지고 신하가 많아지다보니 더이상 줄 땅이 없어서 조선을..
     그리고 명나라를 점령하고자 했단다. 그리고 히데요시는 인도까지 점령할 계획을 세웟다지.
      재미있는건 기록에 조선, 명나라, 인도를 모두 점령했을 떄, 각 지역을 누구한테 분봉할지의 계획까지
      다 수립해놨다는 거. 히데요시 참 웃기는 놈이다.

   

강지환, 이지아 '내눈에콩깍지' : 2500원 돌려주면 안돼겠니?


그래... 내 눈에 뭐가 씌었다. 이 영화를 2500원이나 내고 다운받아서 봤다.
지금까지 '쾌도 홍길동' '7급공무원' '90일 사랑할시간' 등에서
실망시킨 적이 없는 강지환을 믿고 덜컥 다운받았는데...

설득력부족한 설정과(아무리 설정이라도 너무했다.), 통일성없는 이야기전개...
뭐... 외모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하고자 한 기획의도는 높게 평가할 수 있느나
의도가 좋다고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처럼 외모와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강지환은... 아깝구만.
아마 건축과 무슨 연관이 있어서 출연한듯? 90일사랑할시간 에도 건축학과 교수더니 여기서는 건축설계를 한다. 아니면 소속사에서 등떠밀었거나..

이지아는.. 글쎄. 그녀의 가장 큰(혹은 유일한) 장점인 매력적인 외모를 버리고 나니..
봐주기가 힘들었다.

<예고편이나 찾아올린다. : 사실 예고편이 전부다. >



PS. 내 2500원은 돌려주면 안돼겠니? 
      본편이 예고편과 다른 것은 길다는 점밖에 없잖아?
      안됀다면... 다음에 또 이런짓하면 ... 진짜 화낸다.



강지환, 김하늘 '90일 사랑할시간' 끝까지 봤다.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반영된 16부작 미니시리즈..
그 때.. 군대에 있어서 못봤었다. 그저께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저께 4편, 그리고 어제 12편을 몰아서 봤다.

이놈의 드라마. 눈물을 뽑자고 작정하고 달려든다. 하루종일 드라마보면서 울었더니 아침이 멍하다.
그래도 조금 몸이 개운해진것 같기도...


슬프지 않은 인간이 어디있으랴... 인간이니까 슬픈걸. 

지석은... 죽는거야 불쌍하지만 못된놈이다.
죽는 자는 쉽게 가도, 살아남은 자는 또다른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그리고 회한을 안고 살아갈 그녀의 인생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본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녀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녀 곁의 그 사람이 괜찮은 놈이란것을 알았다면,, 그냥 흐믓하게 웃으며 축복을 빌어주는 것이 어떨까..
뭐.. 내가 죽을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는 그 상황에 가봐야 알겠지만, 뇌는 그렇게 말한다.
그 상황에서 내 가슴은 어떻게 말할지는... 모르지. 아직 멀쩡한걸 ㅇ_ㅇ;

...........

1편과 2편은 정말 대단했다. 1편에선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과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는 보는 이를 그냥 흐믓하게 만들어놨고, 2편의 슬픈이별들.. 전개가 빠르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너무도 ...  2편까지 보면서 다리에 힘이들어갈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3부부터는.. 역시 드라마인가.. 이야기가 늘어지기 시작한다.
1~2편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분량은 2편정도로 확 줄였으면 완성도가 더 높았을 거라는 생각이든다.
뭐.. 그래도 감정이 계속 이어져서 멍하니 보게되네..


제주도에 가고싶다.
나중에 제주도로 이주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잭 니콜슨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내가 대학교 1학년이 되던 1998년도, 그 때 난 영화에 관심이 없었다. 당시의 관심은 오직 술과 여자 그리고 아르바이트였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와 '굿윌헌팅'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어 좋은 영화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내 관심 밖이었다. 그리고 십수년이 흘러 '굿윌헌팅'을 보고나니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도 보고싶어졌다.


십수년전에 명성을 떨친 두 영화, 모두 감동이다.
캐롤의 어머니의 말처럼 어떤 인간도 평범할 수는 없다. 나름의 비상함과 나름의 불협화음.
이를 장점과 단점으로 볼 수 있겠으나, 대체로 그 장점과 단점은 하나의 성질에서 되롯되곤 한다.
마치 '키가 크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냥 그건 현상에 불과하다.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진. 키가 큰게 무조건 장점이라면 5m는 어떤가?

묘하게 같은시기에 상영했고, 내가 하루에 걸쳐 연달아 본 두 영화. 그냥 보면서 나도 저런 면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윌의 방어본능과 멜빈의 강박증. 글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가지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멜빈이나 윌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나도 사람들과 비교하면 좀 강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드네.
영화들을 보고나서 윌처럼 좋은 스승을 만나거나 멜빈처럼 '내가 더 좋은사람이 되고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좋은 스승은 참 만나기 힘들지만, '내가 더 좋은사람이 되고싶게 만드는 사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람을 가지고 있다. 어찌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쁜모습을 약한모습을 보이고 싶어하겠는가?

나도 옛날에는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는 회한. 그리고 지금은 없다는 씁쓸함때문일까? 칭찬을 좀 해달라는 캐롤의 말에 버벅거리던 멜빈이 'You make me wanna be a good man.' 이라고 말하는 순간 눈물이 한줄기 ㅡ.ㅜ.
유쾌하게 보다가 난데없다.

글쎄... 난 저 대사와 캐롤의 표정을 보여주고 그대로 영화가 끝났으면 더 좋았을지도모른다는 생각이..
누구나 말실수를 하지. ㅋㅋㅋ 엉뚱한 말을 해놓고 자기 입을 원망하는 짓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참...
말이란 뭔지.
그건 언제나 그렇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지만, 또한 사람이 사람을 오해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이해로 인한 순작용보다 오해로인한 악작용이 큰 것일까? 고인들은 침묵음 금이다라는 말을 남겼으니.

나도 입이 방정이라 사고를 치곤한다. 말조심 단단히 해야겠다.

'굿윌헌팅' :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감동적이다. 게다가 오락영화를 뛰어넘는 재미까지.
그래 중요한 건 사람이다.

....

이 영화를 너무 늦게보았다.
어렸을 때 보았다면 내 삶의 귀중한 양식이 되었을 영화.
단지 아쉬운 건 지금까지 이런 영화도 놓치고 살아온 어리석은 관객...

이나영, 오다기리조 '비몽(悲夢)' : 김기덕영화는 어렵다.

이나영과 오다기리조, 그리고 김기덕 이 얼마나 언밸런스한 조합인가?
볼만한 영화를 탐색 중, 포스터에 이끌려 보게 되었다.


예고편을 보고는..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생각했었다. 김기덕 감독이 로맨스를!?#$
김기덕 감독! 그의 영화는 참으로 그로데스크하다. 잔혹한 장면들과 설정. 특히 섬에서의 낚시바늘은 잊을 수 없다. 등골을 휘감는 전율!


'비몽'은 한남자의 꿈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꿈을 몽유상태의 한 여자의 몸을 빌어 실제로 이루어진다. 는 설정하에 이야기가 전개된다. 남자와 여자. 그들은 모두 실연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헤어진 연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 반대. 남자는 애달프게 그리워하고 여자는 미치도록 증오한다. 그리고...


무슨 의미일까? 글쎄다... 나는 탁치면 헉하고 깨달아지는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데 김기덕 영화는 역시 쉽지 않다. 그의 영화를 뇌를 움직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나만의 문제일까?
그래도 김기덕감독이 이 영화에서는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을 넣어준다. 이나영이 맨정신에도 헤어진 남자를 찾아가는 장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당? 인 듯한 장미희씨가 등장해서 둘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장면.


영화와 꿈에대해 생각하다보니,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의식을 그는 무의식을 상징하겠지. 영화의 결론은 의식과 무의식이 화해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는.. 그리고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


글쎄... 좀 더 쉽게 풀어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꼭 헤어진 애인을 죽여야 의식이 무의식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 (전치 오주정도로는 안돼겠니?)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목을 매달아야 의식과 무의식이 하나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무의식의 괴로움과 고통. 꼭 망치를 들어야 했는가? 낚시바늘은 이미 사용해서 재활용하기는 좀 그랬나보다. 다행이다.


글을 쓰다보니...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
다시 봤을 때는 글쎄... 머리보다 가슴으로 영화가 이해되었으면 좋겠다.


히스레저 '다크나이트' : 대량생산영웅과 웰메이드악당

블록버스터 중 가장 작품성있는 영화라는 소문이 자자했더랬다.
꼭 보고싶었는데, 한동안 잊고있다가 드디어 봤다.


너무도 유명한 영화니 스토리 등등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단지 히스레저의 연기가 워낙 훌륭하다보니, 주인공인 베트맨이 믿믿해져버렸다.
시나리오 상에서는 아마도 균형이 맞지 않았을까하는 생각. 편집하다보니 히스레저 연기가 너무 좋은거지.
그래서 그 분량이 늘어나다보니 주인공이 왜소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해본다.

뭐... 배트맨이 이런저런 첨단무기들을 들고나온건 신기하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모건프리먼의 나레이션은 전혀 와닿지 않는다. 다크나이트가 다 뭐람. 대량생산된 근육덩어리 영웅같으니라고.

뭐 그렇다. 영화를 보다보면 묘하게 조커가 더 설득력있다는거. 그에게 논리도 규칙도 없다.
'뭐가 그렇게 심각해?' 하면서 혀를 날름거리는 악마의 속삭윔. 그래 세상 뭐있나?
반면 누가 진정한 영웅인지를 고민하며, 성실하게 악을 무찌르는, 진정한 영웅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까지 포기하는 배트맨. 시시하다.


문득 떠오르는 불교의 잠언 '공즉시색 색즉시공' 선악이 다 뭐람.
잠시 선악을 잊고 조커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그래도 살인 방화 도둑질은 하지 말고 ㅋ

내 인생의 영화 : 봄날은 간다.



오래된 메일함을 정리했다.
99년도부터 한메일을 사용해왔는데, 지금까지 쓰고 있다. ㅋ
스팸외에는 지우지 않고 다 모았더니.. 11년간의 추억들이 메일함에 고스란히 쌓여있다.
(뭐... 옛날에는 용량이 적어서 첨부용량이 큰건 상당히 지운지도...)

그 중 2001년 10월 22일에 받은 어떤 메일이 눈에 띈다. sprang day.
'봄날은 간다'는 개봉하고 며칠안되서 당시의 여자친구와 봤더랬다.
그녀는 나보다 세살 많았고 귀여웠고 따뜻했더랬다.
둘 다 '봄날은간다'를 보고 ... 감동이라기보다... 강렬한 느낌을 받았더랬다.
그리고 그녀가 영화 홈페이지에서 누군가 올린 글을 메일로 보내줬었다. (맨 아래 첨부)

모든 예술작품이 그러하듯이 꿈보다 해몽이 중요하다.
그 해몽은... 해몽하는 순간의 감정과 상황을 반영하겠지.
영화 또한 그렇더라. 같은사람에 같은영화라도 어떤 처지에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에서 받는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너무 강렬하다보니 영화관에서 본 후에도 비디오로 보고 시간이 흘러 파일을 다운받아 보고 했었다. 근데 그때마다 내 머리에는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더라.


처음 영화관에 갔을 당시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다. 사랑이 변한다는 것과는 좀 다른 이유로...
영화를 보고 조급한 마음에 그녀에게 더 집중하고 더 노력했었더랬다.
몇개월 후 이별했고. 수없이 원망하며 밤을 지새웠더랬다.


몇년인가가 흘러 영화를 다시 봤을 때 문득 상우의 행동이 거슬러보이기 시작했다.
은수가 일방적으로 떠났다가 돌아왔다가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를 보낸 건 상우였다.


그건 뚜렷하게 잘못을 저질렀다기 보다. 행동과 말들과 태도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불협화음
은수를 떠나게 한 것이 상우였듯이 그녀를 떠나게 한 것도 나였다. 
치명적인 실수나 잘못이라기보다 사소하지만, 그리고 한두번은 대수롭게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
하지만, 그것이 쌓이게 되면 신뢰와 확신은 약해진다.
한번 무너진 확신. 회복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사람마다 다를지도..




아래는 그녀의 메일에 실려있던 어느누군가의 글. 봄날은간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리는데 작가가 쓴 것인지 아마추어가 쓴지는 모르겠다. 내가 느낀 감정과 느낌과는 다르지만.. (오히려 아래가 정답일지도) 누군지 글을 정말 잘썼다. 읽어보면 영화 속 이야기를 정말 잘 대입시켰다.


============== 놓쳐버린 버스 이야기 ======================

은수 :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한대가 지나가길래 내가 갈 목적지까지
가는 건가싶었는데..타고보니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내렸지요..그리고 다시 기다렸어요..
그러고 생각해보니..
전 제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또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제대로 잘 모르고 있더군요
내려서 다시 기다렸습니다...
얼마만큼 기다려야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의 기다림..좀 막막하더군요..
사람없는 버스 정류장이 외롭기도 하구요
근데 저쪽에서 버스가 또 한대 나타났어요..
너무 반가웠죠..
손을 흔들며 내가 여기 서있다는 것을 알렸어요.
버스는 너무나 부드럽게 제 앞에 서더군요
어서 타라고 문도 활짝 열고 먼지도 일으키지 않은채
부드럽게....그래서 탔지요..
버스 좌석에 몸을 묻는 순간..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어요....
이대로 가면 세상 끝인들 못갈건 없단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 숨을 내 쉬고 이 버스가 내가 가야할 곳까지 데려다
줄거라고 안심하기로 했지요.


상우 : 저는 버스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한번도 누군가를 제 속에 태우지는 못했습니다.
글쎄요..저도 모르는새 누군가가 타고 내리고...
그랬었는지는 모르죠...
하지만 제 기억속에는 제 속에 머물렀던 사람에 대한
애틋한 추억같은것은 없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그런데 말입니다
저쪽 생각지도 않은 버스정류장에서 한 사람이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나봐요...
지치고 외로운 표정이 너무도 안쓰러운 하얀 얼굴의 여자였습니다
태워줘야할 것 같았죠....
그 여자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가기만 하면 될 것 같았거든요....
전 버스잖아요..못 갈것도 없지요..
전 그녀를 받아들였습니다..
피로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는 좌석에 파묻히듯 주저앉았습니다...
빨간 목도리 색깔이 선명하기도 하지요...
전 그녀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습니다...
어떡하지요...전 이미 그녀와 함께 그녀의 목적지로 향하는
꿈을 꾸기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은수 : 한동안 버스의 편안함에 취해 있었습니다...
이 버스..참 이상하기도 하지요...
처음 타보는 낯선 버스가 이렇게 편안하고 친밀할수도 있는걸까요
전 정말 단잠을 잤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렇게 파묻힌채 내가 가야할 곳으로
가버리고 싶었습니다

상우 : 그녀의 느낌이 제 속을 꽉 채웁니다..
사랑이란 이런 충만감을 남겨주는 것이었군요..
여태까지 그걸 모르고 살아왔던 스스로가
불쌍하게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제 속엔 그녀뿐입니다...

은수 : 잠시 버스가 덜컹거립니다...
문득 정신이 드는군요...
근데 여기가 어디인거죠? 창 밖 풍경은 왠지 낯섭니다..
갑자기 두려워지네요...
어쩐지 제가 잘못탔던 첫 버스가 가던 길을
그대로 가는것 같기도 하고....
아..갑자기 왜 이렇게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걸까요....
전 버스 창문을 엽니다...길을 확인해야 하거든요...
버스는 편안하지만 잘못된 곳으로 가서는 안되는거 잖아요....
또 한번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는 거니까....

상우 : 왠일일까요...
단잠에 취해있던 그녀....
갑자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전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녀를 붙잡아 줄 수가 없어서 안타까운데...
근데 왜 저렇게 그녀는 불안해 보이기만 할까요....
제가 잘하지 못해서일까요..아님..그녀의 목적지가 변한 것일까요..
당황한듯 보이는 그녀때문에 저까지 불안해집니다...
그녀가 가고자하는 곳과 다른 길을 제가 가고 있는 것일까요....
그녀..말을 해주면 좋을텐데..

은수 : 아무래도 아닌거 같습니다..
점점 길에 대한 자신이 없어져요..
다행인지 뒤쪽으로 또 다른 버스가 한대 나타났습니다..
익숙해보이는 모습..그래요..
저 버스가 어쩌면 제가 갈길을 제대로 가 줄 버스인지도 모르겠네요
틀림없을거예요....
어쩐지 제 쪽으로 손짓을 하고 있는것으로까지 보이네요....
내려야겠습니다..근데..이 버스..참 이상하네요..
내리겠다고 아무리 벨을 눌러도 문을 열어주긴 커녕,
정류소에 설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급해져요...
이 버스도 가야할 장소가 있을텐데.....
아마도 브레이크가 고장났나봐요...
설마 저로 인한 고장은 아닐테지요?
어쨌든..문은 열립니다..미안한맘에 힐끗..
버스를 한번 돌아봤습니다...
이제 마주칠 일은 없겠지요...
이 버스가 제 길을 무사히 가길 빌어줘야겠어요
전 다른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상우 : 그녀가 갑자기 벨을 누릅니다..
그녀가 맘을 굳힌 모양이예요...
그러나 전 아직 꿈 속에서 헤어나질 못했습니다
문을 열어줄 순 없어요...
가능하다면 속도를 높여 이대로 달아나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요...그럴 수가 없네요...
제 속의 그녀가 너무나 힘들어하잖아요...
이젠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녀가 스스로 상처입을 것만 같았습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열어줘야 겠지요....
그녀의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는 그 일이 제 몫은 아닌가 봅니다....
그녀는 그래도 마지막으로 저를 한번 돌아봐주었습니다....
아프지만 그녀를 보내야 하는건가봅니다..
어느 틈에 창 밖엔 햇살이 가득합니다...
뛰어가 다른 버스에 올라타는 그녀 뒤로..
햇살이 유난히 반짝거립니다.

은수 : 새로운 버스를 타고 얼마간 달렸습니다..
이 버스 말인데요..편안하긴 한데....
뭔가가 결여되어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잘 설명할 순 없어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저한테 목적지 따위가 애초에 있었기는 한건가요?
어쩌면 버스에 타고, 여행을 하는 이런 행동 자체가..
제 목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랬다면 전 실수한 거겠지요...
제가 매몰차게 내려버렸던 그 버스는
아직도 저를 그리고 있을텐데요.
어쩔까요..한번 다시 그 버스를 기다려볼까요?
운이 좋다면 다시 탈 수도 있을텐데..
가끔씩 신호등 저 편으로, 제 뒤를 따르고 있는 듯한
그 버스를 볼 수가 있거든요.....
제가 다시 내려서 저 버스를 붙잡으려 한다면
사람들은..제게 생각없는 여자라고 할테지요..
그래도 한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다행히도 그 버스가, 아직도 저를 위해 문을 열어준다면..
다시 타볼까 해요....
그렇지 않더라도 할 수 없는거구요
전 또다시 내리기로 결정합니다..

상우 : 그녀가 내리고 난 후, 전 한동안 그녀가 탄
새로운 버스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녀에게 제 존재를 알리려고..
그녀의 버스가 가는 길을 방해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혼자서 달리다보니
이젠 점점 거기에 익숙해지는군요.
마치 따뜻하게 몸을 데우며 찾아왔던 봄날이
뜨거운 햇살 아래 여름으로 바뀌어도, 결국 우리들은
그 변화에 적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사랑도 결국 계절과 다를 바가 없었던건가 봅니다...
이젠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녀의 목적지로 향한 여행의 동반자가
꼭 제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요
어쩌면 목적지를 찾는 것이 아닌..
저와 함께 하는 여행 자체를 꿈꾸는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군요...
아! 왠일일까요..저기에서 그녀가 내리는군요
제 쪽으로 다가옵니다....
예의 그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요....
그러나 전 압니다.
이제 그녀의 목적은 제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을요..
그녀가 손을 흔들지만...전 그냥 지나칩니다...
오해하진 마세요..그녀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미 지나간 봄날을 다시 손아귀에 움켜쥘 수없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마 그녀도 느끼고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지나치는 순간에도 그냥 웃어주는군요....
저도 웃어주었습니다...
그녀와 저의 앞날에 대한 제 나름의 축복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그녀를 지나치고...한번 뒤돌아봅니다..
그녀는 그냥 걷고 있네요.
그렇게 결정했나봅니다..
그녀는 하늘을 쳐다 봅니다..
그래요..봄날은 갔지만 여름의 가로수 빛깔도 만만찮은
생의 활력소가 될 겁니다..
그녀도 자신의 머리위로 드리워진 가로수 그늘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겠지요...
그녀의 뒷모습이 이제는 외로워보이지가 않는군요....

은수 : 손을 흔들었지만, 버스는 그냥 제 앞을 지나칩니다..
잠시 어쩔바를 몰랐지만 곧 그냥 웃음이나는군요...
처음으로 제가 탔던 버스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씩씩하게 달아나네요....
손을 흔들고 웃어주었습니다....
왠지 그 버스에서도 저와 같은 느낌의 미소를 발견한것 같은데..
그 것이 제 착각은 아니겠지요.....
버스가 여행을잘 하길 빌어주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요..?
좀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굳이 서서 버스를 기다리지 않으려구요......
그동안 너무 버스를 갈아타느라 많은 걸 소모해버렸습니다..
다행히 그늘은 시원하고..햇살도 좋은걸요..?
걷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다보면 문득 타고 싶은 버스가 또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버스를 타고 하는 여행자체가 목적인 것을 알아버린 지금..
이제 목적지따윈 중요하지 않으니까...
다시 버스를 갈아타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햇살이 참 눈부시기도 하지요....
플라타너스나무 큰 잎이..참...빛깔 짙기도 합니다......

상우 : 창문을 열었습니다..바람이 시원하네요.......
콧노래가 나옵니다.....
그녀도 잘 지내고 있겠지요..
언젠간 그녀 생각도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안타깝지가 않네요....
열심히 달려야겠습니다....
그게 저의 일이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태워주고 싶은 여자...또 생길까요...?
전 느낌이 아주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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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 첨부한 누군가의 글은 내가 저작권자를 모르다보니 일단 그냥 올린다.
      혹시 원작자거나 원작가이신분은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뮤지컬영화] 하이스쿨뮤지컬 : 추천할만한 뮤지컬영화

미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덜 알려진듯.
혹은 나만 몰랐거나 ㅋ


아침부터 1,2,3편을 연속으로 봤더니 벌써 오후세시.
1, 2편은 TV영화로 방영되었고 3편은 극장판이다. TV판이라고 무시하지마라.. 역시 미쿡TV는 시청자가 많다보니 드라마 스케일이 남다르다.

3편에서 처음에 주인공의 얼굴이 낯설다고 생각해서 트로이볼튼 역의 배우가 바뀐줄 알았더니..
잭 에프론이 1,2,3편 모두 출연했다고 한다. 2편과 3편에 시차에 따른 노화현상인듯  =_=

영화는 이스트고등학교의 슈퍼스타 농구소년 트로이볼튼이 뮤지컬의 세계에.. 그리고 그에게는 뮤지컬과 동의어일 지도모르는 사랑에 빠져드는 내용.
1~3편의 고민들이 관령성이 있다보니 6시간짜리 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이다. 뭐... 뮤지컬영화답게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많아서 스토리 분량으로 따진다면 전개가 빠른 일반영화 한편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미쿡은 역시 빠른가?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에 할법한 고민들을 고등학교 때하는군.
대부분의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미래를 확고히 정해두고 대학에 진학하지는 않으니까...
..뭐 미국이라고 영화에서처럼 버라이어티하고 분방하지는 않겠지만, 난 고등학교때 뭐했나 하는 한숨은 어쩔 수 없다.

가브리엘라가 졸업반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왔다고 하지만,, 글쎄 전속력으로 달리면 내릴 생각도 하기 힘들지. 전속력으로 산다라... 전속력으로 살고 싶지는 않지만, 이미 속도가 너무 많이 떨어진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하는 말이다.


뭐.. 난 그렇다는 것이고, 영화자체는 깔끔하고 시원하다.
유쾌하게 즐기고 공감이 가는 부분까지만 공감하면 되겠지.


트레일러 영상이나 올린다.

배두나, 아라타, 오다기리조 '공기인형' 리뷰

오랫만의 외출.


영화는 좀 어려웠다. 알듯말듯? 툭하면 헉하고 알아챌 수 있는 메시지라기 보다 뭔가 씁쓸하게 뇌리를 멤도는..
.. 뇌리를 멤도는 그것들을 대강 정리해보고자 한다.

영화는 어떤 공기인형이 난데없이 마음을. 생명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비어있다. 몸도 새로 얻게된 마음도. 그녀는 홀로 배회하며 마음에 세상을 채워넣기 시작하는데, 그 중에는 사랑도 슬픔도 아픔도 있다.

그녀는 불완전하고 비어있다. 하지만, 그녀가 본 세상에서는 그녀와 같은 공기인형 출신이 아니더라도 모두다 불완전하고 비어있다. 공기인형 시절의 그녀의 주인부터, 비디오가게 점원과 사장 공원의 노인 등 모두들 비어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 그 부분을 서로서로 채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필요에 의한 것. 누군가에게 다른 누구가 그아니면 안될 그럴 이유가 없다. 공기인형이 없어지면 새로운 공기인형을 사면 되는것처럼. 서로가 서로의 대용품이 되어 불완전한 관계를 숨기고... 그저 살아갈 뿐이다.

이상의 내가 영화에서 본 메시지. 매우 씁쓸하다.
영화 중반까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던져줄 것으로 생각했었더랬다.
후반에 들어 글쎄... 스토리가 엽기적으로 변하는 느낌이... 그리고 대안제시없이 영화는 끝난다.
관객들 스스로 대안을 찾아보라는 배려였을까?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하지만 보고나면 매우 씁쓸한 ...
어려운 영화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정서차이 때문에 더 이해가 힘든것일까?


<공기인형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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