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니콜스의 '이프온리' 리뷰


좋은 영화라는 소문을 듣고 봤다.


뭐...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있을 때 잘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없다보니 그냥 씁쓸하군.
이십대 초반에 이 영화를 봤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

마지막 여주인공이 가수로 데뷔(한건가?)한 모습은 안나오는 게 더 임팩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두번째 교통사고로 고조된 감정이 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여주인공의 노래를 들으면서
오히려 사그라든다.

하늘이여..
난 하루로는 안되고, 한 십년쯤 다시 기회를 주면 안되겠니? 안될까요?

모니카벨루치의 '말레나'

시네마천국 감독의 작품을 찾다가 보게되었다.



글쎄. 남자들이라면 어린시절에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영화속 주인공의 경우 좀 심하고, 상황이 극단적으로 몰고가기는 하지만...

그냥 영화를 보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역시 인간은, 말은 무서운 것들이다.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누가뭐라해도. '모니카 벨루치는 정말 아름답다!'


'시네마천국(신 시네마천국 = 감독판)' 리뷰와 첫사랑의 기억.

명작영화들을 훑다보니 시네마천국까지 왔다.
어쩌면 가장 먼저 봤어야하는 영화일 수도 있으나, 뇌리에 떠오리지 않다가. 그냥 문득 떠올랐다.
내가 본 버전은 감독판이라는데,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시네마천국과 많이 다를지 모르겠군.



다소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다 본 후에도 격정적인 감정.
음.. 이 영화를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내가 많이 늙진 않았지만... ㅋ)

사랑, 추억 그리고 회한.
누가 말했던가, 과거는 기억속에서 아름답게 채색되어 추억으로 빛난다고.
내 이십대 초반의 격정과 수많은 후회와 회한들이 떠올라 멍하니 앉아 그냥 소주한잔 하고 싶어진다.

이전버전에서는 토토와 일레나의 이별에 얽힌 뒷이야기(알프레도의 거짓말)과 재회부분이 없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 굳이 지렁지렁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느낌은 분명하리라.

감독판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볼만한 문제. 알프레도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나도 나름 생각해본 바. 알프레도는 10살때부터 영사기를 돌렸고, 주말에도 크리스마스에도 좁은 영사실에서만 청춘을 보냈다. 그리고 맞이한 중년. 게다가 시력의 상실.

토토가 영사기를 돌리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나이일테니.. 알프레도는 토토와 가까워지면서 그를 분신으로 여겼으리라. 다시 태어난다면, 알프레도는 다시태어난다면 지긋지긋한 영사실이 아닌 세상에 나가 무엇인가 이루고 싶었겠지. 현실의 소소한 행복에 안주하는 것은 원치 않았을 것이다. 뭐. 그야 그렇게 살아봤으니까.

하지만. 토토는..?
그 회한은 어떻게 감당할까..

사실. 끝을 보지 않은사랑이 더 아름답다. 누가 말했던가 사랑의 완성은 이별이라고.
토토가 일레나와 야반도주해서 지지고복고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연예하면서 알지못했던 같이 살아봐야 아는 수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되고 싸우고 실망하고 기어이 절망하여, 더 이상 무엇인가를 기대하기 힘든 지경에 까지이른다는 보장은 없지만. 젊은 날의 사랑. 특히 첫사랑은 언제나 뜨겁고 이루어지기 힘들더라.

그렇다. 특히 첫사랑일 수록 연애의 대상은 환상속의 그대이기에 환상이 깨진다음은... 뭐 그렇다.
알프레도도 일레나의 부모들도 자신이 살아온 바에 근거하여, 자신의 삶에서 배운바를 토토와 일레나에게 각각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삶을 강요했다고나할까? 그들의 조언들이 어쩌면 옳을 지도 모른다.

나도 고3때 경영학과 가라는 담임선생과 부모님 그리고 형의 말을 완전히 무시하고 내 로망이었던 사학과에 입학했었지. 그리고 1년만에 후회했었다는 ㅋㅋㅋ.


삶은 그렇더라.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
어떻게 살았어야 옳았다는 것은, 혹은 좋았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애매하기만 하다.


시네마천국을 보고 광주로 내려갔다. 내가 광주를 떠난지 어언 12년. 뭐 토토처럼 집에 한번도 안가거나 한건 아니고 일년에 두세번은 갔으니. 감회가 그렇게까지 남다르진 않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내려갔더니 그냥 이런저런 감상이 내 몸을 뒤흔든다. 토토는 성공이라도 했지. 아직 이루어놓은 것이 없는 슬픔이란.

그리고 내 첫사랑.
연애시절에는 우리집과 그녀의 집은 거리가 매우 멀었다.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 우리집이 그녀의 집 아래로 이사왔다는 것은 참으로 공교롭다.
이 동네와 특별한 인연이 있나보다. 하지만 그녀는 나와 헤어질 무렵 이사를 갔었더랬다.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냥 추억이 있는 장소들을 찾아다녀본다.


<그녀가 살았던 라인아파트 : 왜 하필 이 밑으로 이사왔을까 ㅡ.ㅡ>

<그녀와 처음만난 동아외국어 학원 : 여기서 같이 중국어를 배우다가 만났다>


<그리고 금남로 지하상가 : 고등학생때라 돈이 없었다. 한 겨울 지하상가의 통로를 무한으로 걸어다녔지>





<아래는 내 추억의 장소는 아니지만, 그냥 폐업하는 듯한 영화관 : 웬지 시네마천국에서의 영화관이 떠오르는군>



몇 년전, 어찌어찌 수소문해서 그녀에게 메일을 보낸적이 있다.
내가 메일주소를 알기위해 그녀의 지인과 접촉한 것에 대해 화내더라.
그냥 난 잘 사는지 궁금했을 뿐인데.
그 때, 말보로가 생각났었다. 근거있는 소문인지는 모르나, 말보로가 '남자는 영원히 사랑했던 여자를 기억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남자의 로망이다' (맞나?) 라는 뜻이란다. 과거는 역시 오수정이라는 것.


난 토토와는 달리 싸우고 헤어졌더랬다. 그래 어쩌면 토토처럼 자의가 아닌 타의로, 끝을 보지 못하고 헤어졌다면 영원히 기억속에서 그녀는 웃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녀의 기억속에서..


영화 '홍길동의 후예' 리뷰


다른 포스터가 더 유명하지만, 난 이포스터가 더 맘에 드는군.

최근 무거운 영화들(?)을 보다보니 그냥 좀 가볍게 기분전환용의 영화를 찾다가 보게되었다.
물경 3500원(2000원 이었나? 이놈의 건망증 ㅡ.ㅜ)의 비용을 지불하고 다운받았다.
최근 영화라 너무 비싸다. 후덜덜;; 고전영화의 장점은 모두 오백언에 다운받을 수 있다는 점이랄까?

그냥 괜찮다는 입소문을 듣고 ~~ 봤는데. 그냥 ~~ 보기에는 괜찮았다.
대강 그럭저럭 잘 만든 오락영화군.

이시영이 왜 이범수에게 목매는 지는 이해가 잘 안되는군. ㅋㅋ 뭐 영화니까;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는 좋은데, 3500원은 좀 아깝다. 그냥 보고 난뒤에 남는게 하나도 없군.

홍길동이 백성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고 전설이 되었다. (맞나?)는 멘트에서 내가 아주 재미있게 본
쾌도 홍길동이 생각나더라. 홍길동이라.. 우리나라 전통문화컨텐츠에서 가장 쓸만한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모름지기 문화강국이 되기위해서는 문화컨텐츠의 기반이 튼튼해야하는데, 우리니라는 고전컨텐츠도 약하고 현대의 문화컨텐츠 생산 또한 열악하다보니. 앞으로가 걱정되는군.

이건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겠다.

영화는 괜찮다. 그냥그냥그냥.


브래드피트의 '조 블랙의 사랑' 리뷰



모 네티즌의 추천으로 보게되었다.
살짝 뭐라고 꼬집기 힘들지만, 조금 매우 약간 아쉬운 영화지만 볼만 했다는 정도?
브래드피트 머리는 브리지넣은간가? 안에는 짙은 갈색인데, 바깥쪽과 앞머리만 금발이네. 나도 염색이나..?

영화는 조 블랙의 사랑이지만, 그가 저승사자라는 것 외에는 그닥 별다를 게 없는 로맨스.
단지,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삶' 이란 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정도.
내가 죽을 때가 다가왔을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할까? 후회로 점철되고 이루지 못한 욕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 차라리 '내가 저승사자요'하고 누가 옆에 있으면 죽음이 그리 불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체로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자아의 소멸' 이기 때문이리라. 뭐... 죽은 다음에 저세상이 있는지 없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저세상이 있다고 확신하는 이들은 죽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때론 삶도 두려워하지 않지. 인도의 카스트제도하에서 수드라(노예계급)나 언터처블(불가촉 천민)들은 다른 사회의 하층민에 비하여 상류층에 대한 반발감이 적다. 왜냐? 현생의 고달픔은 전생의 잘못 때문이고, 다음 세상에서 잘 살면 되니까. 현생을 무한대의 윤회 중에 잠시 지나치는 한 생 정도로 보고, 전생/현생/후생의 인과관계라고 생각한다고 할까?

뭐.. 이런 잡다한 생각을 하다가. '바랄 것이 없는 삶'은 행복할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본디 결혼보다는 연애가 더 행복하다고들 하지. 그건 연예는 after 연애가 있지만, after 결혼은 그대로 결혼이거나 이혼이니까.
어제와 똑같은 내일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행복은 안드로메다 콩밭이다.

...........

뭐 그래서 영화를 본 감상은 '저승사자면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쳐도 되는가?'
아름답지만 공허한 이야기.
콩밭에 핀 한떨기 장미꽃이라고나 할까?

PS. 확실히 여자들은 좋아할만 하다. 이 영화에서의 브래드피트는 남자가 봐도 잘생겼군.
      씁 ㅡ.ㅜ 슬프다.

영화 러브액츄얼리 리뷰

사실 이영화를 여인의향기보다 먼저봤다.

나름 좋은 영화임에는 분명하지만, 이걸 보고나서 곧바로 여인의 향기를 봤더니..
여운이라고 할까? 감동이라고할까? 그런 즉흥적인 느낌이 다 사라져버렸다.
전문용어로 러브액츄얼리가 여인의향기에게 캐발렸다고 한다.

뭐 그래도 좋은 영화니까 리뷰는 써야지!



사실 이영화를 본 직후에는 그냥 길거리로 나가서 아무에게나 프로포즈해도 될 것같은 느낌이랄까? 강력한 러브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영화였다. 초반에 너무 많은 커플들의 이야기가 줄줄이 쏟아지다보니 정신이 없기는 했지만, 곧 놀라운 연출력으로 이를 뭉뜽그려 '러브 액츄얼리'라는 이름으로 묶어버린다.

대단하오 乃

가장 기억에남는 커플은...

한물간 팝스타와 뚱보 매니저 ㅋㅋ
그래. 사람들이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잊어버리기 쉽다.
왜 그런말이 있지 않은가?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잎클러버의 꽃말은 행복이라고.
행운을 쫒아 행복을 버리는 사람들처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저버리고 새로운 사람을, 새로운 인연을 찾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리라. 갑자기 아내의 유혹이 생각나는군 후덜덜;;

PS. 한물간 팝스타 너무 웃기다. ㅋㅋ
'젊은이들이여 마약같은건 사지 말거라. 팝스타가 되면 공짜로 얻을 수 있다!'

'여인의 향기' : 누가 알파치노를 만들었지? 신은 빌어먹을 천재다!

좋은 영화라고 소문이 자자했더랬다.
영화를 틀어보니, 어디선가 본 장면이 많이 나오는 고전중의 고전!

이제서야 봤다 ㅡ.ㅡ;
최근에 본 영화 중 최고다. 심장을 뛰게한다.



내 십대시절에는 나이가들어 이십대가 되면, 모든 것이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십대에는 삼십대가 되면, 고민과 번뇌가 줄어들고 모든 것이 명확해질 것이라 생각했더랬다.
자유도 고민도 번뇌도 모두 마음속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산다는 말이 있다. 추억을 먹고사는 장님 퇴역군인 프랭크.
위기에 빠진 고학생 찰리.

영화는 프랭크와 찰리의 정신적인 성장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뭐. 찰리야 한창 클 나이니 성장하는 게 당연하다면, 중요한 것은 오십대 퇴역군인 프랭크도
성장한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도, 결코 모든건 명확해지지 않는다. 단지 지혜가 쌓이고, 세상의 평지평파에 부딪혀오면서 점점 무뎌지겠지.

장님이 되어 추억만 먹고사는 식충인생. 비참하다.
그 비참함을 끝내기 위해 프랭크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깔끔하게 죽고자한다.
마지막 불꽃은 꽤나 아름다웠고, 찰리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는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어 새로운 불꽃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두려운 상대를 피하기만 해서는 평생 벗어날 수 없다.
어두운 세상에 나가는 것은 분명 두려우리라.
죽어있는 삶을 끝낼 것을 결심하고서야 새로운 삶을 찾게된다.
아마도 나는 더 쉬울 것이다. 더 쉬울 것이다. 죽음을 결심하지 않아도 나아갈 수 있을리라.
맞다. 세상에 나가야 세상을 얻을 수 있다. 방구석에 처박혀 있어서 얻는 것은 방구석뿐.

영화에 대한 직접적인 감상이나, 알파치노의 연기가 얼마나 훌륭한지는 뭐.. 여러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으니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냥 알파치노는 최고다.



PS. 알파치노와 탱고를 추는 매력적인 여인네가 누군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가브리엘 앤워' 란다.

글루미썬데이 리뷰



역시 듣던 것처럼 매혹적인 영화다.
중독성있는 음악과.. 근데 왜 그 곡을 듣고 자살하는 지는 나로선 모르겠다.
자살할 예정이거나, 자살할 생각이 있는 이들만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느끼는 것일까?
현대인의 매마른 감성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그 어떤 느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자보아저씨 인간적으로 매우 공감이 간다. 젊은날 아마도 그는 지독한 외로움을 경험해봤을 것이고, 타협하지 못하고 연인을 떠나보낸 아픈 기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매우 이해가 안가는 것은 한스를 50년간이나 편히 살게 두었느냐는 것 정도?
살거 다 살고 복수를 하면 어디에 쓰나 ㅡ.ㅡ;
내가 너무 무협물에 익숙해져 있는 것인가.. 쯥.


그 외에는 내 짧은 소견으로는 뭐라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그냥 아름답고 슬픈이야기. 쫑.

영화 '가을의 전설' 리뷰 : 예고편 재중

전 포스트에서 말한 것처럼 가을의전설도 봤다.
그닥 브래드피트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볼 생각은 없었지만
영화 제작부장을 하는 아는형이 추천해서 보게되었지.


세 형제중 막내인 사무엘은 일찍죽어서 포스터에도 안나오는군 야박한 걸 ㅡ.ㅡ;

워낙 유명한 영화인지라 대부분이 보았으리라, 리뷰를 위해 예고편을 찾아서 보니, 제작사가
트리스타 픽쳐스다. 트리스탄이라는 주인공의 제목은 거기서 나온게 아닐까?

.......

영화 도입부의 인디언 아저씨의 나래이션은 내게 영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어떤이는 크고 분명하게 자신의 내부의 소리를 듣고,
들리는 그대로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미치거나 전설이 된다.


'자신의 내부의 소리를 듣는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단지 영화를 다본 후 생각하기로는 내부의 소리에 따라 수년을 집에 돌아오지 않고 외도하고 술집주인을 폭행하고, 또한 법을 따르지 않고 사람들을 죽인다.

멋있나? 혹자는 브래드피트가 맡은 캐릭터의 매력때문에 그냥 멌있다고 할 수도 있으나, 현실에서 저런다면 매우 곤란하다. 그도 그 주변사람들도.

'내부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멋대로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리라. 내부의 소리를 그대로 여과없이 삶에 적용하면 이 세상은 극도로 위험한 지경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모든 이들의 의견은 전적으로 같을 수 없기에.

오로지 내부의 소리만을 듣고 행동하는 자. 분명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는 그런 순수한 자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순수한 크리스천, 순수한 이슬람교도, 순수한 공산주의자. 적당히 타락한 자보다 순수한 자는 헐씬 위험하다.
히틀러도 얼마나 순수한가? 순수한 야망과 순수한 증오!

이 영화를 '클로저' 뒤에 봐서인지 모르겠지만, 영화 중반부를 넘어선 이후 계속 드는 생각은
'타협이 필요하다.'라는 것. 적정한 선에서.. 내부의 소리와 외부의 소리를 모두 100%만족시킬 수는 없다.
아니다. 그런 경지가 있기는 하지. 공자가 70대에 들어선 자신의 경지를 '종심'의 경지라 했으니
'마음이 가는데로 행동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풀이한다. 마음이 가는 곳은 내부의소리이며,
예의는 외부의 소리니, 그정도 경지에 이른다면 구지 타협이 필요없으리라.

하지만, 나를 포함한 현실세계의 대부분의 인간은 공자와 같은 경지에 도달하기는 지극히 힘들다.
결국 타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영화제목에 대해 생각해본다. 혹자는 영화 원제인 'the Legend of fall'에서의 fall이 가을이 아닌 몰락이나 쇠락이되어야 맞다고 하더라. 하지만, 몰락의전설? 얼마나 이상한가? 사실 이건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배급사에서 임의로 가을로 번역했다고 해도. 사실 가장 멋진 번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몰락을 의미하는 fall과  가을을 의미하는 'Fall'의 철자가 같은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가을을 기본적으로 몰락 혹은 쇠락을 의미한다. 낙엽이 지는 것 때문에 가을을 Fall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건 영어에서만 그런 건 아니다. '가을'이라는 단어는 '가다'에서 유래했으니, 한국어든 영어든 결국 가을과 쇠락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가을의 전설'은 오역이 아닌 명역이라고 보아야 할듯.

영화 '클로저' 리뷰

그동안 못봤던 영화들을 몰아서 보는 중이다.
영화를 봐내는 속도를 내 리뷰속도가 따르지 못하다보니, 이걸 본지도 이틀이 지났구나.
요 삼일사이, 졸업, 클로저, 글루미썬데이, 가을의전설 요렇게 봤다.

모두 좋은 영화로 정평이 나있는 영화인데, 내가 고른 영화들이 모두 정상적이지 않은 사랑에 대한 내용이다보니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다. 삼각관계는 기본이고 현실에서 보기힘들거나, 패륜적으로 여겨지는 (장모, 재수, 스와핑?, 공유? 정도 ㅡ.ㅡ; ) 그런 사랑들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사랑에 전력을 다한다.



클로저를 본 후에는 그냥 매우  씁쓸하더라.
영화를 보면서 다소 긍정적으로 보기 힘든 캐릭터였던 그 피부과의사 래리도 점차 이해가 가고.
두 여자주인공의 심리도 이해가 가더라. (오롯히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어렴풋이..)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타협'
타협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타협.. 나와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그래 타협했어야했었는지도 모른다. 사장과 타협하고, 그녀와 타협하고, 나와 타협했으면 지금처럼 외롭진 않았겠지.

그냥 오프닝이나 올리고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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