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한채영 '인플루언스(DJC)' : 윈저의 브랜디드엔터테이먼트


전통적인 광고와 홍보수단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새로운 시도들이 등장하고있다. 한때는 IMC라는 이름하에 동일한 메시지를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배포하곤 하다가, 요즘은 IMC도 진화하여 동일한 메시지가 아닌 채널마다 다른 메시지지만 그 메시지들이 하나의 일관성을 가지고 브랜드로 집결되는 형태의 마케팅방법론이 등장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IMC의 한축으로 브랜디드엔터테인먼트가 등장했지. 초기에는 그리고 현재는 대부분 PPL의 형태로 삽입되지만, 적극적으로 제작에 참여하거나 엔터테인먼트에 브랜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녹이는 방법또한 시도되었었다. '롤리팝'처럼.

최근에 발견한 재미있는 놈. 영화와 결합한 윈저 '인플루언스'
이병헌 한채영 주연에 이재규감독이 연출한 크레딧만으로도 엄청나게 빵빵한 디지털영화다. 단지 단발성 광고효과 홍보효과가 아닌,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와 그 약속을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

영화는 100년간 늙지않는 이병헌과 다이아몬드 쥬빌리라는 수조에 갖힌 한채영의 약속에 대한 영화. DJC는 영화의 주무대로서 선택받은 자들을 위한 비밀클럽으로 그려진다. (다이아몬드 쥬빌리는 당연히 윈저의 다이아몬드 쥬빌리 에디션에서 이름을 따왔으리라.)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약속. 이건 결국 양주 윈저(아마 역사가 백년쯤 되었을듯하다.)가 제공하는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마할 것이며, 선택받은 자들이라는 것은... 아무나 마실 수 없는 양주라는 것을 의미하겠지. ( 왜냐하면... 비싸니까 >_< )

<아래는 영화속 다이아몬드 쥬빌리의 모양 : 윈저 병모양을 형상화한 듯>


아무튼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쉽지않는 결정이었을텐데 국내에서 이런 형태의 마케팅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놀라움... 이병헌에 한채영에 조재현에 제작비 엄청났을 것같다. 아마 TV CF를 마구 틀어대는 것보다 더 들지 않았을까? 기존에 검증된 예가 없는 방법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높게 평가하게 된다.

브랜딩이란 흔히 '브랜드가 제공하는 약속'이라고들 한다. 이 영화의 주제가 약속인 것은 아마 거기서 나온 것이겠지. 뭐 그렇다. 너무 브랜디드에 집착한 면이 영화에 보이다보니 살짝 부담스러운 건 사실. 좀 더 영화의 목적을 은유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한다면 좋을텐데 말이다. 뭐... 남들이 하지 않은 시도이기에 부담스러웠던 경영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일각에서는 영화인척하고 광고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뭐... 공짜잖아.
(사실 난 공짜가 아니더라도 이런식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


아무튼 새로운 시도를 한 윈저. 성공적인 캠페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고편 : 이거보고 양주CF인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더라.>

'장강7호(CJ7)' : 아이들을 위한 주성치표 ET



어제밤 장강7호를 봤다.

난 주성치 골수팬은 아니다. 사실 홍콩레옹시절의 주성치는 '저런 놈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었고, '역시 중국' 뭐든지 짝퉁을 만드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간혹 그의 골수팬을 만나면 그런가보다 했지. 내가 그를 주목하게 된 것은 '희극지왕'이었다. 코미디지만, 묘하게 슬픈.. 특히 주성치가 사랑하는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수중의 모든 돈을 털어서 주었을 때의 여자의 참담함, 그리고 주성치의 자조적인 모습은 대놓고 슬픈 어떤영화보다도 슬프게 다가왔었더랬다.

장강7호는 ... 유치했다. 뭐 주성치의 영화 중 유치하지 않은 영화가 어디있겠느냐만은.. 특별히 유치했다. 끝까지 보기 힘든 영화는 전혀 아니지만, 다른 주성치표 영화에 비해서 밋밋하다고나 할까? 감동적인 스토리인듯도 하지만, 진짜 감동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밋밋한 느낌.

주성치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투여했다는 장강7호. '뭐지..?' '주성치가 왜 이런 영화를...?' 이렇게 생각하다가. 왜 이번에는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의 아버지로 출연한 것일까? 하는 의문 등 의문의 줄줄이 비엔나.. 사실 주성치가 주인공으로만 나오면 이야기는 뻔하지만 쉬운 길이다. 평소대로 '악당을 때려잡는 걸인히어로'로 주성치가 출연했다면 흥행은 쉬웠으리라. 하필 장강7호?

내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주성치가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나같은 노땅은 아니라는 거다. 쉽고 단순하지만 훈훈한. 아이들을 위한 꿈을 주고 싶은. 그리고 '가난하더라도 정직하고 열심히 살라'는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샤오디의 또래들이 타겟이 아닐까? 그래서 캐스팅 역시 주성치가 뒤로 물러서고 리틀 주성치들을 대거 출연시켰겠지. 그리고 특유의 개그 역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서 더 유치하게 만들었다.

<양파같이 생긴 장강7호: 아이들이 좋아할 만 하다.>


음.. 이렇게 생각하니까 말이 된다. 주성치라는 거장이기 때문에 꿈보다 해몽이 좋은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스스로들기는 하지만, 분명히 애들이 보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들고. (귀여운 장강7호를 보면 아이들은 마구 자지러지면서 좋아할듯한) 애들한테 보여주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그리고... 주성치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대체로 그의 영화의 주인공들은 고아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여기서는 아들은 혼자키우는 홀아비. 정상적인 가족을 연기한 적이 한번도 없다. 홍콩 연예인들 중 최대의 부동산 재벌(부동산만 수천억대라고 한다.)이 된 지금까지 언제나 가난하게 출연하는 그인만큼. 그러한 비정상적인 가정도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좀..

주성치와 양조위가 어려서부터 친구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원래 주성치는 배우가 꿈이었고, 양조위는 그냥 주성치 친구였는데, 주성치가 오디션 보러갈 때 양조위가 따라갔다가 양조위만 합격하고 주성치는 떨어졌었다 라는 웃긴 이야기부터, 둘 다 어려서 부모가 이혼했었고, 그 사건이 그들의 기억속에 큰 상처로 남아있다는 .. 그 이후 양조위는 유독 말수가 줄었고, 주성치는 유독 말이 많아졌다는 마치 주성치의 영화처럼 웃기지만 슬픈이야기도 있더라. 남의 아버지를 마음대로 평가하면 안돼겟지만, 주성치의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을 것 같다.

중국의 빈부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하더라. 대략 1억정도의 부유층과 13억의 빈민층이라는 말을 들었다. 13억의 빈민들 속에는 아마도 수많은 주성치의 어린모습들이 재현되고 있겠지. 주성치는 13억 빈민. 그 중 어린이들에게 좋은 아버지라면 이랬을 거라라는 상상으로 장강7호의 아버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항상 정직하고 노력하고 성실하고 그리고 꿈을 가져서 어른이 되면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 달라는.

PS.
아 그리고 재미있는 걸 알아냈다. 장강7호의 주인공 샤오디..(아래 사진).. 를 맞은 배우가 여자아이란다.;;;


그리고 유도부의 육중한 남자아이를 맞은 배우도 여자. 반면 샤오디를 좋아하는 거인 여자애는 남자라고 한다. 역시 주성치는 개그쟁이 ㅋ.

안본 분들을 위해 예고편 준비했다.

<예고편 : 잉글리쉬버전>

견자단, 호군 '8인 최후의 결사단'



견자단 형님의 '8인 최후의 결사된' 되겠다.
중국혁명의 아버지라 불리는 손문을 호위하기 위해 죽어간 무명용사(?)들을 영화로 만든 작품.
청나라 말엽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민주국가를 세우고자 하는 손문은 일본망명 중, 당시 중국혁명인사들이 모여있는 홍콩으로 입국하여 중국 각 성의 대표들과 혁명을 의논하고자 한다.

정보를 입수한 염장군(호군 분) 등 청나라의 자객들이 홍콩에 숨어들고, 손문을 지키기 위하여 진사장, 이옥당 등은 사람들을 모은다. 그렇게 해서 모인 이들... 그들은 혁명따위는 모른다. 혹은 전애인과 딸을 위해, 혹은 자신이 모시는 좋은 주인을 위해, 혹은 죽은 연인곁으로 가고싶어서, 혹은 복수를 위해 위험한 임무를 자처한다.
(이옥당의 아들 중광은 예외겠다.)

영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혁명을 위해서는 희생이 따른다고 했던가? 8인은 전력을 자객을 막고 대부분 장렬히 전사한다. 그들은 대의가 아닌 소의를 위해 싸우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의 영웅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그들에게 혁명이란, 안드로메다에서 들려오는 소식일뿐...

영화자체는 볼만했다. 견자단, 여명의 액션, 그리고 암살자 수괴로 출연한 호군의 무대뽀 액션 등. 그리고 이름은 모를 최홍만을 닮은 거인액션 등. 그리고 글쎄... 내가 본 견자단 영화 중 가장 슬픈 영화였다. 딸을 바라보는 견자단의 눈빛은 더이상 그가 단지 액션배우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그리고 천룡팔부2003에서 놀라운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호군. 분장을 심하게 해서 못알아볼 뻔했다. 호군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무간도2에서 황반장 차에 시동을 걸었다가 폭사하는 국장을 기억할 지 모르겠다. 혹은 적벽대전의 조자룡. 영화속 호군(염장군 역)은 청나라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차있다. 신념에 찬 자객과 신념이 없는 영웅들..  아이러니한 영화다.

글쎄... 이름없는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그린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보면서 계속 불편하더라. 특히 인력거.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그런 인력거를 굳이 타고다녀야 하는가? 뛰는 것보다 느린데. 중광이야 적들을 따돌리기 위해서 그랬다고 치자. 하지만, 자객들이 노릴 것임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변장도 없이 공개적으로 인력거를 타고오는 손문의 모습은 대략 어이가 없다. 이름없는 호위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상관없다는 거지. 역시 대인배인가? 대단하신 분들은 원래 그런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떡값 검사들과 그 외의 수많은 정치가들이 생각난다.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보다는 대단하신 분들의 인력거가 눈에 밟히는 영화.
감독이 일부러 대단하신 분들을 비꼬기 위해 만든 영화라면 최고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乃


<예고편>

장쯔이, 소지섭, 판빙빙 '소피의 연애매뉴얼'


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거에 비하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다.
과도한 아기자기함에 소름이 돋을 뻔도 했지만, 장쯔이가 귀여워서 참을만했다.
영화를 다 보고서... 흠 망했겠군. 이렇게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소지섭이 무색하게 죽을 쒔지만 중국에서는 대박을 쳤다고 한다.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영화인듯한... 문화차이인가.

감독인 에바진은 몇편의 만화책을 출간한 만화가 출신이고, 이 영화역시 그녀의 만화책에 원작을 두고 있다고 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그녀의 경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경험이라기보다는 공상의 결과라고 보는게 맞겠다. 순정만화적 상상의 발로.

장쯔이의 장쯔이를 위한 장쯔이에 의한 영화라고나할까(제작자도 장쯔이)
한물 갔다고 평가받는 그녀의 매력을 다시 보여주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일정부분 성공한 듯도...

소지섭이 주연이라고 홍보했지만, 비중이 작군. 글쎄... 웬지 안어울리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소지섭은 웬지 무거운 분위기에서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역이 어울린다. 이 영화에서는 너무 정상적으로 나오다보니 다소 어색하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평면적인 캐릭터... 웬지 명의만 빌려단다는 느낌.

그리고 판빙빙 乃
(중국에서는 이 영화를 장쯔이와 판빙빙의 대결로 홍보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장쯔이가 승리하지만 흠.. 난 판빙빙이 더 매력있는듯. 취향이겠지 ㅋ)

총평하자면, 중국 여성의 입맛에 맞는 로맨틱코미디.
하지만, 기대안하고 보면 은근히 재미있다.

주걸륜 '말할 수 없는 비밀' :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다.


영화를 보기전 비밀이 뭘까? 하는 강력한 의문. 비밀이 있다면, 반전이 있다는 건데...
암튼 그런 의문을 품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글쎄 의문을 품고 봐서 그런지 보기 시작한지 얼마안되어 샤오위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주걸륜 외에는 그녀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고, 그녀역시 주걸륜외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 식스센스를 보기전이라면 이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갔을 수 있겟지만, 반전하면 식스센스인지라 갑자기 알아챘다.

그래서 초반에 샤오위가 귀신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선생이 '못본 것으로 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샤오위 엄마의 말(집에 있다는)을 듣고 ... '귀신이 아니라 유체이탈이었군!' ㅡ.ㅡ; 이라고 생각했다. 청소부는 정신이 이상해서 귀신 혹은 유체를 볼 수 있는 거라고 하면 대강 이해가 되니까. 화이트장면에서 몸이 더 약해져서 유체가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그 심증을 굳히고 있을때... 영화는 반전이 시작되었다.

음악의 힘을 빌어.. 음... 시간을달리는소녀도 생각나고... 하지만 그보다 옛날에 히맨을 실사영화화한 이상한 놈이 있었다. 거기서 차원을 이동하는 매체로 음악이 사용되었고. '모든 음악에는 마법적 힘이 있어 듣는 사람에게 마법을 건다'라는 말이 기억났었다.

암튼 오.. 그렇군 하면서 영화를 다봤다.
비밀이 뭘까를 계속 고민하면서 영화를 보긴 했지만,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초반의 잔잔한 분위기에서 중반의 격렬한 피아노 연주와 아기자기한 사랑. 풍차와 자전거가 있는 풍경은 '90일 사랑할 시간'이 떠올리게 했다. 이 영화가 드라마 1년후에 나온 것이니.. 주걸륜이 그 드라마를 본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하다가 계륜미의 너무나 깜찍한 모습들 등등 시간가는줄 모르고 봤다.

재미있게 봤지만, 감동?은 모르겠네;
다소 탐색적으로 영화를 본 탓인듯..  뭐.. 이건 영화를 관람하는 내 잘못이 크지만, 나를 그렇게 몰입하지 못하고 탐색적으로 만든 것은 영화를 만든 사람이기에 쌍방과실로 합의하고 넘어가겠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 중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볼 때는 두번째 해바라기밭 장면에서 감동의 쓰나미와 함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흠;;

영화본지 삼일이 지나 생각해볼 때, 기본 스토리야 그렇다치고 조금 허술한 구석들이 기억에서 삐져나온다.
흠.. 좀 더 잘 만들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가수출신으로서 배우, 각본, 감독까지 하는 내 동갑내기 천재엔터테이너에게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다. 30대에 고등학생으로 출연한 용기까지도 ㅋ

<예고편이나..>


PS. 주걸륜은 황후화에서 원걸왕자 역으로 나와 대단히 인상깊었었더랬다.
    재미있는 건 황후화에서도 등장인물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글자를 넣더니 이번에도 이름글자를 넣었다는 점.
    영향력이 대단한 듯하다.

정우 '바람(wish)' : 최근에 본 한국영화 중 최고.

우연히 괜찬다는 소문을 듣고 보게되었다.


이 스토리는 주인공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하는데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재미있게봤다.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고.. 그리고 아버지도..

너무도 사실적으로 재현한 남자고등학교. 그래 그때는 멋져보이고 싶었지. 아니다 그때만 멋져보이고 싶은 건 아니겠지. 인간은 누구나 폼나고 싶어한다. 평생~ 단지 '폼나는' 것에 대한 기준이 바뀔 뿐. 

난 그때 뭐가 멋있다고 생각했었더라..?
난 주인공과는 좀 다르게 많이 알고싶어했었다. 학교공부는 뒷전이고 다양한 소설들과 수많은 잡학들을 섭렵하곤 했었지. 그러다보니 오히려 짱구처럼 즐겁게(후반은 즐겁지 않지만..)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것도 결국 선택의 결과일뿐.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선택이란 없다. 선택은 필연적으로 어떤 결핍을 낳게 되지.

영화는 특이하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짱구가 열심히(?) 노는 부분과 후반의 변화. (안 본 분들을 위해 자세히는 쓰지 않겠다.) 마치 두영화를 이어 놓은 듯도하고, 돌변하는 분위기가 어색할 법도 하지만 영화에 몰입하는 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두 부분을 하나로 묶어 열심히 노는 가운데 짱구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을 동시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게 어렵다면 이런 방식도 괜찮은 것 같다. 자칫하면 산만하게 뒤엉켜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주인공 정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다가 후에 찾아보니 참 여기저기 많이도 나왔네.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그동안 단역으로만 돌았다니 아까운 일이라고생각하는 찰라...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양아치.. 아 이거 기억난다. 싶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너무 웃기다.

<아래는 동갑내기과외하기의 단역 크레딧의 일부 : 맨 아래 정우의 역할 '양아치'가 보인다. ㅋ.>

...............

돌이킬 수 없는 시절들. 이미 지나간 시절을 어쩌겠는가?
단지 추억할 뿐, 그리고 지금 이 시간도 금새 돌이킬 수 없는 시절이 될 것임을 명심할 뿐.
시간이 흘러.. 난 오늘 이시간을, 내 요즘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예고편이나 올린다... 갑자기 씁쓸한 기분>

뮤지컬영화 '나인' : 귀도콘티니감독의 공상뮤지컬.


쟁쟁한 배우들과 감독...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에 본 뮤지컬영화 중 최악이었다.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최근에 좋은작품들을 몰아쳐서보다보니 눈이 높아진 것일까?
최근에 본 뮤지컬영화는 '맘마미아', '물랑루즈', '사운드오브뮤직', '하이스쿨뮤지컬'

영화카피가 '전 세계를 사로잡을 지상최대의쇼'인데, 그건 물랑루즈한테 줘야할 카피지...
영화 내내 지상최대의 쇼를 기다렸지만, 내가 본 것은 추악한 골초 바람둥이의 섹스판타지뿐.
제목을 '귀도콘타니감독의 섹스판타지' 혹은 '귀도콘티니감독의 공상뮤지컬'로 했으면 어떨까?


뭐.. 확실히 페넬로페 크루즈, 니콜 키드먼, 마리온 꼬띨라르는 각각이 아름다웠고, 치명적으로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귀도콘타니 역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도 좋았다. 영화를 보고나서 동명의 원작뮤지컬(물론 그 뮤지컬의 원작은 다른 영화지만)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다.

http://www.themusical.co.kr/musicaldb/musicaldb_sub_081030.aspx?title=나인&search=&part=전체&section=2

위의 링크에 가니 뮤지컬의 내용이 있는데 영화와 미묘하게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그의 정신적방황인 공상의 세계에만 집착하다가 그의 고민의 진정성에 이은 정신적 성장(했나?)의 과정을 생략해버리니... 2년간 여행과 낙서로 모든 것이 치유되버리는 '시간이약이다'라는 오래된 경구를 떠올리게 하며 막을 내린다. 사실 이 부분은 뮤지컬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음에 보고나서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봐야겠다.


<예고편하나 찾아올린다.>


PS. 영화초반 귀도와 단테라는 이름을 듣고 단테는 '신곡'의 단테에서 이름을 따온듯하고 귀도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알고보니 그냥 흔한 이탈리아 이름이라고 한다. 많이 들어본 이유는 바로..
'인생은 아름다워'

일본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와 '연애사진'


한 육개월 쯤인가 연애사진이란 영화를 보았다. 열정적이고 에너지넘치는 영화. 그리고 멋진 영상과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스토리가 좀 엽기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얼마전 아는 후배와 술을 마시다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 울었다고 뭐 그런이야기를 하다가 시즈루의 이야기가 너무 슬펐다고 말하는 순간, 연애사진의 주인공도 시즈루인데..?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외국영화가 다른 제목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니까.. 난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고 둘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엉뚱한 소리가 튀어나온다. '엽기적이다.' '열정적이다.' 내 의견에 ???를 던지는 그놈.

좀 더 이야기해보니 다른 영화다. 근데 주인공이름부터 캐논의 광고를 열심히 해준다는 점 등 너무 비슷한 구석이 많아 의아해하다가. 집에와서 찾아봤다.


알고보니 '연애사진'이 먼저 제작되었고, 후에 이 영화를 책으로 출판했는데, 그 책을 보고 영감을 받은 다른 감독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를 제작했다고 한다. 어제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를 보고나니 같은 소재로 이렇게 다른 영화가 나오는 구나 하는 생각이... 아마도 '죽은뒤에도 오는 편지'에 영감을 받아 각색한 듯하다.

둘 다 좋은영화라고 생각하지만,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가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면, 연애사진은 다소 엽기적인 구석이 많다. 이상한 흑인마스터라든지, 시즈루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 그래도 히로시가 시즈루의 족적을 따라가며 사진을 찍는 장면등 에너지넘치고 열정적인 점은 좋았다.

그리고 시즈루의 사진들을 비교할 때, 연애사진에서의 그녀의 사진이 '다만널사랑하고있어'의 그녀의 사진보다 멋지다. 뭐.. 연애사진에서는 그와 그녀의 이별이유가 시즈루의 재능에 히로시가 질투하는 거다보니...

아무튼 둘 다 좋은영화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 영화를 모두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다만널사랑하고 있어를 보면서 시즈루의 죽음에 얽힌 연애사진의 엽기적인 설정이 자꾸 떠올라서 집중을 방해했다. 만약 '다만널사랑하고 있어'를 감동적으로 봤다면 연애사진을 보지 않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애사진'을 재미있게 봤다면, 음... 그건 시간이 지난 뒤에 '다만널 사랑하고 있어'를 봐도 좋겠지.


글이 왜이렇게 뒤죽박죽인지 모르겠네. 좀 더 자야겠다.

잭블랙 최악의 영화 '이어 원'


2009년에 제작되었지만, 국내에는 개봉조차 하지 않은 영화다.
그래.. 왜 개봉을 안했을 지 진지하고 고민해봐야 했다.
간만에 코미디를 보고싶어 블랙홍을 믿고 다운받았지.

음... 뭐 웃긴장면이 상당히 있기는 하지만, 웃음은 부족했고 감동은 없다. 마지막에 교훈을 남기며 포장해보려는 시도는 전체 스토리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보니 뜬금없었지.
성서의 인물들을 패러디해서 웃기겠다는 시도는 좋지만, 모든지 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법. 웃기려는 노력이 지나쳤다. 카인이 아벨을 죽이려고 미친듯이 돌을 내리치는 모습은 도를 지나쳐 코메디를 뛰어넘은 그로데스크하기까지 하다.

좀 더 유쾌하고 즐겁게 만들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소재도 나쁘지 않고, 잭블랙이라는 탁월한 유머꾼을 데려다가 이렇게 밖에 연출은 못하다니 ㅡ.ㅡ;


모든 한사람 한사람이 다 특별한 사람이고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는 너무 뜬금없었다. 뭐 아무런 노력도 않고 하지말라는 짓골라서 하다보면 잘 될 수도 있다는 무책임한 낙관론을 던져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잭블랙홍 이번에는 크게 실망이오.
그런 그렇고 이 영화는 국내에 왜 개봉하지 못했을까? 재미가 없기는 하지만, 누군가 수입해올 법도 한데. 극 중에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심하게 비튼것이 국내 기독교단체의 반발은 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비하인드스토리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상영하지 않은 것은 잘한 짓이다. 너무하오.


PS. 혹자가 오해할까봐 사족을 붙이면 난 기독교인 아니다. ㅋㅋ

이은주, 김범수 '안녕! 유에프오' : 너무 밝고 따뜻해서 슬프다.


2005년 이은주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멍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 내가 본 그녀의 작품에서 그녀는 항상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비극적인 사랑을 했더랬다.
왜 그렇게 슬픈영화에만 출연했었는지.. 안타까워했었다.

오늘 본 안녕유에프오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밝은영화인듯하다. 밝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축복. 이런 영화에만 출연했다면 우울증따위는 걸리지 않았을텐데.

영화는 터지는 폭소도, 벅찬 감동도 없다. 하지만 잔잔하게 다가와 가슴이 따뜻하게 하는 좋은영화.
밝고 따뜻하고 귀여운 영화라 보고나면 당연히 기분이 좋아야할텐데...
비극적인 그녀의 죽음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졌다.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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