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7호(CJ7)' : 아이들을 위한 주성치표 ET



어제밤 장강7호를 봤다.

난 주성치 골수팬은 아니다. 사실 홍콩레옹시절의 주성치는 '저런 놈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었고, '역시 중국' 뭐든지 짝퉁을 만드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간혹 그의 골수팬을 만나면 그런가보다 했지. 내가 그를 주목하게 된 것은 '희극지왕'이었다. 코미디지만, 묘하게 슬픈.. 특히 주성치가 사랑하는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수중의 모든 돈을 털어서 주었을 때의 여자의 참담함, 그리고 주성치의 자조적인 모습은 대놓고 슬픈 어떤영화보다도 슬프게 다가왔었더랬다.

장강7호는 ... 유치했다. 뭐 주성치의 영화 중 유치하지 않은 영화가 어디있겠느냐만은.. 특별히 유치했다. 끝까지 보기 힘든 영화는 전혀 아니지만, 다른 주성치표 영화에 비해서 밋밋하다고나 할까? 감동적인 스토리인듯도 하지만, 진짜 감동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밋밋한 느낌.

주성치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투여했다는 장강7호. '뭐지..?' '주성치가 왜 이런 영화를...?' 이렇게 생각하다가. 왜 이번에는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의 아버지로 출연한 것일까? 하는 의문 등 의문의 줄줄이 비엔나.. 사실 주성치가 주인공으로만 나오면 이야기는 뻔하지만 쉬운 길이다. 평소대로 '악당을 때려잡는 걸인히어로'로 주성치가 출연했다면 흥행은 쉬웠으리라. 하필 장강7호?

내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주성치가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나같은 노땅은 아니라는 거다. 쉽고 단순하지만 훈훈한. 아이들을 위한 꿈을 주고 싶은. 그리고 '가난하더라도 정직하고 열심히 살라'는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샤오디의 또래들이 타겟이 아닐까? 그래서 캐스팅 역시 주성치가 뒤로 물러서고 리틀 주성치들을 대거 출연시켰겠지. 그리고 특유의 개그 역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서 더 유치하게 만들었다.

<양파같이 생긴 장강7호: 아이들이 좋아할 만 하다.>


음.. 이렇게 생각하니까 말이 된다. 주성치라는 거장이기 때문에 꿈보다 해몽이 좋은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스스로들기는 하지만, 분명히 애들이 보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들고. (귀여운 장강7호를 보면 아이들은 마구 자지러지면서 좋아할듯한) 애들한테 보여주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그리고... 주성치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대체로 그의 영화의 주인공들은 고아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여기서는 아들은 혼자키우는 홀아비. 정상적인 가족을 연기한 적이 한번도 없다. 홍콩 연예인들 중 최대의 부동산 재벌(부동산만 수천억대라고 한다.)이 된 지금까지 언제나 가난하게 출연하는 그인만큼. 그러한 비정상적인 가정도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좀..

주성치와 양조위가 어려서부터 친구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원래 주성치는 배우가 꿈이었고, 양조위는 그냥 주성치 친구였는데, 주성치가 오디션 보러갈 때 양조위가 따라갔다가 양조위만 합격하고 주성치는 떨어졌었다 라는 웃긴 이야기부터, 둘 다 어려서 부모가 이혼했었고, 그 사건이 그들의 기억속에 큰 상처로 남아있다는 .. 그 이후 양조위는 유독 말수가 줄었고, 주성치는 유독 말이 많아졌다는 마치 주성치의 영화처럼 웃기지만 슬픈이야기도 있더라. 남의 아버지를 마음대로 평가하면 안돼겟지만, 주성치의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을 것 같다.

중국의 빈부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하더라. 대략 1억정도의 부유층과 13억의 빈민층이라는 말을 들었다. 13억의 빈민들 속에는 아마도 수많은 주성치의 어린모습들이 재현되고 있겠지. 주성치는 13억 빈민. 그 중 어린이들에게 좋은 아버지라면 이랬을 거라라는 상상으로 장강7호의 아버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항상 정직하고 노력하고 성실하고 그리고 꿈을 가져서 어른이 되면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 달라는.

PS.
아 그리고 재미있는 걸 알아냈다. 장강7호의 주인공 샤오디..(아래 사진).. 를 맞은 배우가 여자아이란다.;;;


그리고 유도부의 육중한 남자아이를 맞은 배우도 여자. 반면 샤오디를 좋아하는 거인 여자애는 남자라고 한다. 역시 주성치는 개그쟁이 ㅋ.

안본 분들을 위해 예고편 준비했다.

<예고편 : 잉글리쉬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