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주원장 : 컴플렉스의 화신

전 번 글에서 주원장이 '가진 자와 배운 자'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바로 장사성의 개명에 대한 사건이다. 원나라가 망해가는 무렵 중국 각지에서는 다양한 반란들이 일어났는데, 특히 원나라의 세력이 약했던 강남에서는 특히 강력한 세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바로 주원장, 진우량, 장사성의 무리이다.

그 중 장사성은 소금장수 출신으로 염전의 경제력과 소주/항주의 부유함을 등에 업고 원말 군웅들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는 비록 배우지 못한 이였지만 문인과 선비 등 '배운 자'들을 매우 후하게 대접하며 중용하고는 하였는데, 그가 세력을 쌓은 후 주변 문인들의 추천을 받아 '장사성'이라고 개명하게 된 것이다.(원래 이름은 기억이 잘 ㅡ.ㅜ)

장사성이라고 개명했다는 말을 듣고는 주원장은(주원장 또한 원래이름은 아니다. 원래는 매우 촌스러운 이름이었는데, 결혼 후 개명했다.) 참으로 좋은 이름이라고 말하자 주원장의 장자방이라고 할 수 있는 유기는 이에 대해 주변의 문인들이 무례하고 사악하기 그지없다고 말하였다. 그 이유를 물으니 유기는 맹자 중의 '士誠小人也'라는 구절을 들려주었다.

'士誠小人也'는 직역하지만 '선비는 진실로 소인이다.' 의역하자면 '선비란 것들은 (잘난척하지만) 사실은 모두 소인배들이다.' 정도로 해석된다. 誠이 부사적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하지만 띄어읽기를 잘못하면 '士誠은 소인이다.'라고도 해석될 수 있는 바, 장사성의 신하들은 그의 무식함을 비웃어 '士誠' 이라고 이름지은 것이다.

이를 들은 주원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본인의 무식함을 걱정하지 않았을까? 본인의 무식함을 누군가 비웃을까봐 걱정하고, 과거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 절에서 중생활을 했음을 비웃을까봐 걱정하고 한 때, 도적의 무리에 속해있었던 것을 비웃을 까봐 걱정했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그는 가공할 만한 문자의 옥을 일으켰으며, 자신에게 올라오는 문서에 僧(자신이 중이었음을 비웃을까봐), 光(중의 머리가 빛이나므로..), 敵(자신이 도적의 무리였음을 비웃을까봐), 則 (도적 적자와 당시의 중국어로 음이 같아서 돌려서 자신을 비웃을 까봐) 등의 문자를 사용한 관리들을 단체로 도륙했으며, 급기야 그러한 문자에 대한 금지령까지 내리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문자의 옥만으로 수십만을 죽인 것은 아니니... 사람들을 도륙한 또 다른 이유 또한 존재한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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