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 나는 한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 아쉬운 결말



쥐꼬리만한 월급에 일은 산더미, 리더(팀장인듯)를 비롯한 중견사원들은 일은안하고 부하직원 부려먹을 생각만한다. 반복되는 인격모독까지, 거기에 주인공이 중졸에 니트족 출신이라는 것이 공개되면서 그는 스스로 한계상황이 아닐까라고 고민한다. 아마도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기위해 갖은 나쁜 조건들을 다 가져다가 붙힌 결과겠지만, 완전히 이와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상황이 현실에 많이 있지. 우리나라도 많지만 일본도 많은 모양이군. 이런 영화까지 나올 정도라면. 하긴 일본도 사상 최대의 경제위기 속에 국가부도까지 걱정할 지경이 이르렀다니(진짜 부도는 안날듯 꼼쳐둔 돈이 많아서)...

내 회사생활이 떠오르는군 ㅋ.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과 팀장들은 거의 일을 안한다는 점 등이 비슷하다. 글쎄.. 중반까지는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를 보여주기위해 나쁜 상황들을 계속 추가해나갔을 뿐이기에 다소 짜증이 나기는 했다. 다소 뻔한 상황들이다. 단지 내가 보고싶은건 결론이었지. 블랙회사에 다니는 그는 구원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구원받는가?

그래서..? 구원을 받기는 하더라. 나름의. 근데 그 구원이라는게 참으로 씁쓸한거지.
동료들의 시선과 주인공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글쎄.. 블랙회사라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혹자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들이 좋고 마음가짐이 바르면 다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일이 많다는 것은 정도의 문제겠지. 저정도가 되면 미친다. 야근과 철야가 반복되다보면(새벽 3시까지 일한건 야근일까 철야일까?) 대개의 사람들은 당연히 업무능률이 떨어진다. 낮에는 헤롱헤롱 일하고 (당연히 업무상 실수도 많아진다.) 밤에는 정신이 또렷해져서 열심히 일하다보면 다시 야근과 철야. 전반적인 업무능률이 점차 떨어지게 되고 야근의 악순환을 맞게되지.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점차 몸보다 마음이 더 바쁘게 변해간다. 업무능률이 한없이 0에 가까워진다고나 할까?


글쎄.. 그래도 영화속의 상황보다는 현실이 다소 쉽지. 블랙회사라도 3년정도 경력을 쌓으면서 계속 자기계발을 한다면 대체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으니까. 근데 그 길이 쉽지는 않다.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니까. 당장의 개선을 위해 여러군데를 이직하고 다닌다든지. 바쁨의 노예가되어 더이상 발전하지 못한다든지.
영화속의 주인공도 그 회사에서 3년만 버티면 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결말은 크게 아쉽다.
영화속의 마오코토의 동료 중 유일한 정상인 후지타는 단지 좋은선배가 아닌, 마오코토의 미래의 모습이 되었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오코토가 블랙회사에 적응하고 힘을내어 후지타처럼 좋은 선배가 되고 종국에는 후지타처럼 블랙회사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엉뚱하게 후지타는 알고보니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대단한 인물이라. 마오코토는 그의 뒤를 따를 수 없다. 후지타는 실력과 경력을 쌓아 좀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한 것으로 그렸다면, 마오코토의 미래또한 마찮가지로 좀 더 희망적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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