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신현빈 '방가방가' : 작품과 마케팅 사이에서 방황하다.


일단 영화를 다 보고생각하기에 저 포스터는 참 맘에 들지 않는다. 사용된 수식어중 제대로된 건 하나도 없군;;
이 영화엔 '취업의 달인', '신상코미디', '얼짱이라불린사나이'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 대한 광고를 기존에 자주접했었는데 대부분의 카피가 '빵빵'터진다든지 웃다가뒤집어진다든지. 뭐 그런 것들이었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코믹코드는전혀 신선하지않았고 그렇다고 그렇게 웃기지도 않았다. 뭐 그래 신상이라고 할만한 건 '설정' 정도라고나할까? 취업이 안되는 한국인이 외국인근로자흉내를 내서 취직을 하게된다는 뭐 그런 설정은 꽤나 참신하니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만, 그 이후의 전개는 그다지 편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영화는 아니다.

경기회복조짐이 보인다느니, 거기에 선행해서 부동산과 주가가 날로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내 주변에 넘쳐나는 백수들을 보면 정말 경기가 좋아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고, 쓰레기로 전락한 수많은 이력서가 휘날리는 방가의 모습, 오죽하면 외국인 근로자로까지 위장하려 했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웃어주세요' 라고 등을 떠미는 상황에서도 굳은 얼굴을 풀지 못하게 한다. 뭐 간간히 그 틈을 비집고 자리잡는 쓴웃음을 제외한다면...

아무튼 이 영화의 마케팅에서 주장한 그런 코미디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며, 난 그냥 유쾌하게 웃고싶은 마음에 영화를 선택했다가 기분이 멜랑꼴리하게 되었다는 건 문제적 상황임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영화가 나쁘지는 않았다. 기대와 달랐을 뿐. 취업대란과 외국인노동자들의 비애를 너무 무겁지는 않은 시선으로 잘 그려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장미'와의 로맨스, 난데없이 감동적이었던 '찬찬찬' 등 꽤나 괜찮은 점이 많은 영화였다.

단지 외국인노동자들이 극중 방가의 말처럼 150만원이나 되는 월급을 받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면서 정말로 외국인노동자로 위장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 살짝 든다. 내가 듣기로는 100만원도 벌기 힘들다고 하던데 말이다. 월급도 월급이지만 현실에서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하드코어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뭐 그래 그렇다고 현실그대로 그리면 영화가 너무 무거워져서 균형이 깨졌을테니 이해는 된다만...


결론은 그럭저럭 괜찮은 감동과 살짝 미소가 있는 영화. 하지만 광고에서처럼 빵빵 터지지는 않으니 영화를 안본분이라면 코미디라는 점을 일단 내려놓고 보기를 권하고 싶다.


PS, 어디서 튀어나온 배우일까? 장미역의 신현빈. 연기도 괜찮았고 은근히 매력이 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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