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오다기리조 '비몽(悲夢)' : 김기덕영화는 어렵다.

이나영과 오다기리조, 그리고 김기덕 이 얼마나 언밸런스한 조합인가?
볼만한 영화를 탐색 중, 포스터에 이끌려 보게 되었다.


예고편을 보고는..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생각했었다. 김기덕 감독이 로맨스를!?#$
김기덕 감독! 그의 영화는 참으로 그로데스크하다. 잔혹한 장면들과 설정. 특히 섬에서의 낚시바늘은 잊을 수 없다. 등골을 휘감는 전율!


'비몽'은 한남자의 꿈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꿈을 몽유상태의 한 여자의 몸을 빌어 실제로 이루어진다. 는 설정하에 이야기가 전개된다. 남자와 여자. 그들은 모두 실연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헤어진 연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 반대. 남자는 애달프게 그리워하고 여자는 미치도록 증오한다. 그리고...


무슨 의미일까? 글쎄다... 나는 탁치면 헉하고 깨달아지는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데 김기덕 영화는 역시 쉽지 않다. 그의 영화를 뇌를 움직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나만의 문제일까?
그래도 김기덕감독이 이 영화에서는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을 넣어준다. 이나영이 맨정신에도 헤어진 남자를 찾아가는 장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당? 인 듯한 장미희씨가 등장해서 둘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장면.


영화와 꿈에대해 생각하다보니,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의식을 그는 무의식을 상징하겠지. 영화의 결론은 의식과 무의식이 화해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는.. 그리고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


글쎄... 좀 더 쉽게 풀어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꼭 헤어진 애인을 죽여야 의식이 무의식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 (전치 오주정도로는 안돼겠니?)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목을 매달아야 의식과 무의식이 하나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무의식의 괴로움과 고통. 꼭 망치를 들어야 했는가? 낚시바늘은 이미 사용해서 재활용하기는 좀 그랬나보다. 다행이다.


글을 쓰다보니...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
다시 봤을 때는 글쎄... 머리보다 가슴으로 영화가 이해되었으면 좋겠다.


◀ PREV 1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