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택, 유오성 '감자심포니' :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다.
과거는 꽤나 중요하다.
현재의 나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뿅하고 지금처럼 그냥 그렇게된 건 아니다. 과거의 수많은 장면과 감정들이 쌓여 오늘의 나를 이룬다. 하지만 과거에만 집착하다보면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과거란 현재의 나를 있게했지만 현재 그 이상이 되지 못하게하는 모순적인 놈이다.
여기 과거에 갇힌 몇 명의 남자들이 있다. 특히 고등학교때 잘나가다가 굴욕적인 패배를 겪은 후 인생이 내리막이 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절벽'은 가히 병적일 정도로 그날의 장면을 꼽씹고 되새기며 그날의 패배를 거급 이어가고 있다. 오늘의 그를 찌질하게 만든건 이십년전의 패배의 한순간보다는 그 이후 이십년동안 그를 사로잡은 후회와 좌절의 시간 때문이 더 클텐데 말이다. 누가 말했던가 패배했다고생각했기에 패배한 것이라고.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는 오랫동안 발목을 잡는다.
고등학교때 절벽등을 꺽은 후 지역조폭사회의 두목이된 진한. 그리고 절벽 등이 학창시절 두목으로 여겼던 백이, 절벽과 함께 과거에 갇혀있는 혁이 등, 그리고 절벽이 다시 모여 벌이는 삼십대 마지막 몸부림!
그날이후 그들은 과거를 용납할 수 있게된다. 철이들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어찌보면 살짝 해탈한 듯도 싶다.
과거를 청산해낸 그들은 이제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
이제는 조폭연기에서 아우라까지 뿜어져나오는 유오성. 그리고 스스로 화자이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절벽으로 출연한 전용택 감독 등의 호연과 가슴을 쩔게하는 절묘한 음악들이 모여 절묘한 심포니를 만들어낸다.
PS. 포스터 최상단에 머리짧은 아저씨가 전용택감독이다. 웬지 감자를 닮았다. 혹시 별명이 감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며, 감자심포니의 감자가 단지 강원도를 상징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