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을의 전설' 리뷰 : 예고편 재중
전 포스트에서 말한 것처럼 가을의전설도 봤다.
그닥 브래드피트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볼 생각은 없었지만
영화 제작부장을 하는 아는형이 추천해서 보게되었지.
그닥 브래드피트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볼 생각은 없었지만
영화 제작부장을 하는 아는형이 추천해서 보게되었지.
세 형제중 막내인 사무엘은 일찍죽어서 포스터에도 안나오는군 야박한 걸 ㅡ.ㅡ;
워낙 유명한 영화인지라 대부분이 보았으리라, 리뷰를 위해 예고편을 찾아서 보니, 제작사가
트리스타 픽쳐스다. 트리스탄이라는 주인공의 제목은 거기서 나온게 아닐까?
.......
영화 도입부의 인디언 아저씨의 나래이션은 내게 영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어떤이는 크고 분명하게 자신의 내부의 소리를 듣고,
들리는 그대로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미치거나 전설이 된다.
'자신의 내부의 소리를 듣는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단지 영화를 다본 후 생각하기로는 내부의 소리에 따라 수년을 집에 돌아오지 않고 외도하고 술집주인을 폭행하고, 또한 법을 따르지 않고 사람들을 죽인다.
멋있나? 혹자는 브래드피트가 맡은 캐릭터의 매력때문에 그냥 멌있다고 할 수도 있으나, 현실에서 저런다면 매우 곤란하다. 그도 그 주변사람들도.
'내부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멋대로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리라. 내부의 소리를 그대로 여과없이 삶에 적용하면 이 세상은 극도로 위험한 지경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모든 이들의 의견은 전적으로 같을 수 없기에.
오로지 내부의 소리만을 듣고 행동하는 자. 분명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는 그런 순수한 자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순수한 크리스천, 순수한 이슬람교도, 순수한 공산주의자. 적당히 타락한 자보다 순수한 자는 헐씬 위험하다.
히틀러도 얼마나 순수한가? 순수한 야망과 순수한 증오!
이 영화를 '클로저' 뒤에 봐서인지 모르겠지만, 영화 중반부를 넘어선 이후 계속 드는 생각은
'타협이 필요하다.'라는 것. 적정한 선에서.. 내부의 소리와 외부의 소리를 모두 100%만족시킬 수는 없다.
아니다. 그런 경지가 있기는 하지. 공자가 70대에 들어선 자신의 경지를 '종심'의 경지라 했으니
'마음이 가는데로 행동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풀이한다. 마음이 가는 곳은 내부의소리이며,
예의는 외부의 소리니, 그정도 경지에 이른다면 구지 타협이 필요없으리라.
하지만, 나를 포함한 현실세계의 대부분의 인간은 공자와 같은 경지에 도달하기는 지극히 힘들다.
결국 타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영화제목에 대해 생각해본다. 혹자는 영화 원제인 'the Legend of fall'에서의 fall이 가을이 아닌 몰락이나 쇠락이되어야 맞다고 하더라. 하지만, 몰락의전설? 얼마나 이상한가? 사실 이건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배급사에서 임의로 가을로 번역했다고 해도. 사실 가장 멋진 번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몰락을 의미하는 fall과 가을을 의미하는 'Fall'의 철자가 같은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가을을 기본적으로 몰락 혹은 쇠락을 의미한다. 낙엽이 지는 것 때문에 가을을 Fall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건 영어에서만 그런 건 아니다. '가을'이라는 단어는 '가다'에서 유래했으니, 한국어든 영어든 결국 가을과 쇠락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가을의 전설'은 오역이 아닌 명역이라고 보아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