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뎁, 위노나라이더 '가위손' : 이렇게 슬픈영화였나...?
십오년전쯤인가 TV에서 본듯한 기억이 있다. 엽기적인 영화라고 기억에 남아있었더랬다. 요즘 위노나라이더의 영화들을 몇편 봤더니 그녀의 풋풋한 20세시절의 모습을 보고자 영화를 다시 보게되었지. 풋풋한 모습의 위노나라이더는 예뻤지만 그보다 기억에 남는건 너무나 슬픈 가위손.
사이보그라는 설정과 아마도 과도한 분장때문에 표정연기가 쉽지 않았을거다. 조니뎁은 눈빛과 아주 미묘한 표정의 변화로 가위손의 감정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누군가 연기의 고수는 울지않아도 슬프고, 웃지않아도 기쁘고, 찡그리지 않아도 화낼 수 있다고 했더랬다. 조니뎁은 정말 대단하다.
<가위손의 미묘한 표정들>
가위손 에드워드는 손이 가위인터라 가위를 사용하는 일(정원사, 미용사 등)은 모두 퍼펙트하지만 사람을 만질 수 없다. 가까이 가면 수많은 가위날에 상대를 상처입히고 만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 날에 수많은 상처를 입는다. 상처를 주고 그리고 상처를 준만큼 스스로도 상처를 입는, 뭔가 인간관계를 은유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드워드는 가위날로 외적인 상처를 만들지만, 사람들은 말로 마음에 상처를 준다.
에드워드는 분명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어디있담. 짐이 에드워드보다 육체적으로는 완벽한 인간에 가깝겠지만, 정신세계는 오히려 에드워드가 인간스럽지 않은가? 육체에 상처를 줘야하는 에드워드가 더 인간적이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더 비정한 모습. 아이리니하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결국 에드워드는 성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짧은 인간세상을 한없이 그리워하며 겨울이되면 인간세상에서 본 모습들을 얼음으로 조각한다. 그가 조각할때 생기는 얼음조각떄문에 마을에 눈이 온다고 아름답게 풀어갔지만, 이 장면.. 너무 슬프다. 한없이 그립지만 결코 함께할 수는 없는...
개인적으로는 중반의 분위기를 몰아가 해피엔딩으로 끌고가거나, 혹은 마지막 반전으로 에드워드가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스토리가 되기를 원했더랬다. 마치 인생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인간들은 마지막 반전(로또 정도?)을 꿈꾸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현실은 대체로 슬프고 고단하고 잔인하기에 나는 영화에서라도 해피엔딩이기를 원하지만, 팀버튼은 가슴아린 슬픈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주신다. 영화내용이 동화스럽기에 결말이라도 현실적으로 몰고간 것일까? 쯥...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새드엔딩은 언제나 마음을 찝찝하게 한다.